춘분(春分): 둘로 나눈 봄의 한 가운데. 밤과 낮의 길이가 같습니다 제철 사랑단 vol.4
춘분(春分): 둘로 나눈 봄의 한 가운데. 밤과 낮의 길이가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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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걷는 산책길 풍경이 하루가 다르게 달라집니다. 노란 꽃봉오리가 터지고, 벚꽃이 슬그머니 개화합니다. 여기저기 피어나는 것들을 보고 감탄하는 일이 잦아진 요즘입니다. 제게는 작년과 올해가 현격히 다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게으른 산책자인 저는 계절이 네 조각으로 숭덩숭덩 잘려진 개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기온이 극단으로 변하거나 재킷을 입고 벗기 전까지 계절의 변화를 체감하지도 못했고요.
그런데 매일, 같은 시간 걷다 보니 촘촘한 변화를 목격하게 됐어요. 겨울과 봄 사이, 봄과 여름 사이. 그 찰나에 소리 없이 움트는 것들이 이토록 많을 줄이야. 저와 함께 사는 친구 옹심이가 없었다면, 그저 지나쳤을 풍경이겠지요. 또 다른 계기는 <mada>입니다. 여름호를 시작으로 가을호를 거쳐 겨울호, 곧 나올 봄호까지 이토록 유심히 계절을 바라보고 기록한 경험 덕에 지금이 더 애틋해졌죠. 화룡점정으로 제철사랑단 뉴스레터를 통해 매 절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니, 비로소 ‘제철인간’이 된 기분입니다! 낮의 길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춘분이에요. 환한 봄 맞이하시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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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식탁 | 봄을 200% 누리기
글 후암동삼층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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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더디게 오는 건, 너무 기다려져서일까요. 따뜻해졌다 싶으면 다시 옷깃을 여미게 하는 날씨가 반복, 이번 봄은 유독 올 듯 말 듯 발걸음을 숨기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쓰는 건 춘분의 전날. 오늘은 처음으로 진짜 봄 냄새가 나는 것 같아요.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날이니, 이제 진짜 봄이 안오면 안되는 날일지도요.
이 봄을 200% 사랑하는 법을 하나씩 떠올려봤어요.
쌉싸래한 봄나물로 겨우내 잠들었던 입맛을 깨우는 일이 제일 먼저겠지요. 이제는 겨울 이불을 조심스레 떠나보낼 때가 된 것 같구요. 오늘처럼 햇살이 맑고 먼지 없는 날엔 창문을 활짝 열어 봄 바람을 들이는 것도 좋겠습니다. 지나가는 길 담장 너머로 돋아나는 새순을 눈에 담는 일, 그리고 모직 코트 대신 이맘때만 꺼낼 수 있는 트렌치코트를 걸치는 날을 살며시 상상해보는 일. 봄을 상상하니 할 일들이 많아 분주해지네요.
짧은 봄을 즐기는 독자님만의 방법이 있으신가요? 있다면 내용을 적어 인스타그램 @mada_things를 태그해 스토리 공유해주세요. 깜짝 선물을 보내드릴게요! (이 글이 얼마나 닿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니, 많은 분들이 보내주셨으면 좋겠어요!❤️)
자, 봄을 즐기러 가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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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과 잡담 | 혜원과 걷는 성북천
글과 사진 전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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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발: 오리 정보원들
혜원의 출근길은 이곳 성북천이다. 늦잠만 자지 않는다면 혜원이 운영하고 있는 카페 ' 콜렉트마이페이보릿'까지 걸어간다. 매일 걷는 길이지만 질리지 않는다. 오리들 때문이다.
"오늘은 세 마리뿐이네(원래 네마리인데)", "새끼가 안보이네 떠내려갔나." 성북천에는 혜원처럼 오리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모여든 사람들은 오리들의 최신 현황을 공유한다. 모르는 사이여도 상관없다. 다리 밑에선 누구나 오리 정보원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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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 메이트: 혜원(@hye_only_)
- 산책 코스: 북한산보국문역 ~ 성북천
2. 잡담들: 원앙 맞죠? (feat. 산마을 사장님)
혜원: 어? 사장님 안녕하세요! 사장님: 어어, 안녕하세요. 원앙 맞죠? 우리 와이프한테 여기 원앙 있다고 하니까 안 믿는 거야! 사진 찍어서 보여주려고요. 이제야 믿겠네. 종원: 다들 한 번씩은 안 믿으시네요. (웃음) 사장님: 동네 카톡방이 난리에요. 근데 오늘은 세 마리밖에 안 보이네.
3. 도착: 무례한 엉덩이들
성북천 끝자락의 작은 섬. 처음 보는 강아지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엉덩이를 들이민다. 덮석 낯선 사람의 무릎을 믿다니. 무례하고도 사랑스러운 엉덩이들. 별수 없다. 열심히 긁어줄 수밖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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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북천 산책 팁: 성북천 강아지 섬
강아지를 좋아한다면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 정릉시장을 따라 흐르는 성북천을 걸어보세요. 딱히 뭘 할 필요도 없습니다. 가만히 서 있으면 어느새 강아지들이 먼저 말을 걸어옵니다. 저에게 먼저 다가온 친구는 갈색 푸들 '똘똘이'였습니다. 똘똘아 잘있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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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문장 | 황새 따라가던 뱁새, 가랑이 찢어졌나요?
글 현예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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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따뜻해졌기 때문일까요. 어딘가로 향하고, 무언가를 하고, 바삐 움직여야 할 것 같은 기분입니다. 인스타그램만 보아도 환한 나날을 만끽하는 이들의 소식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고요. 반면 일상은 변함없이 고요하거나 때때로 스산합니다. ‘봄날’에 어울리지 않죠. 내 일상이 어딘가에 정주한 상태 같을 때, 득달같은 불안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요즘의 내가 FOMO(Fear Of Missing Out)의 표본입니다.— SNS와 불안을 나란히 붙여 이야기하는 것도 피로할 만큼 진부하지만요. 그런데 이 시기에 우울감과 불안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진다고 합니다. ‘스프링 피크’라는 명칭이 있을 정도로요. 바깥의 반짝임이 나를 재촉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 주변과 나의 대비를 나란히 두고 보는 순간, 나의 매일이 결코 ‘봄’이 아닌 순간이 더 빈번해지는 거지요. 누군가는 이따금 느끼는 불안을 연료로 삼아 보길 제안합니다. 사람들이 뛰기 시작했다면, 곁에서 같이 뛰어 보라고요. 여기서 전제는 ‘나는 멈춰 있는 존재’, ‘상대는 뛰어가는 존재’입니다. 또 누군가는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며 만류하죠. 느리고, 빠르고. 덩치가 크고, 작고. 어떤 대비가 당연하게 통용되지만, 어쩌면 전제 자체가 잘못됐을지도 몰라요.
보문동에 살 때, 불현듯 답답한 날이면 파트너와 함께 스쿠터를 타고 낙산에 올랐습니다. 끄트머리에 닿으면 웅장해 보였던 종로의 고층 빌딩이 레고 블록처럼 보이거든요. 사람의 정수리는 보이지 않고, 도로를 채운 차의 행렬은 죽 그은 선 같았죠. 하나같이 이토록 작다니. 우리의 뇌는 생각보다 아둔해서 보이는 대로 믿고, 덩치를 왜곡합니다. 나보다 더 거대하고 더 빠른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내는 데에 능하고요. 사실은 모두가 왜소한데 말이죠. 우리는 멈춰 있거나, 달리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는 활동성의 반대말은 득실거리는 잠재력입니다. 참고로 뱁새는 황새보다 변화한 인간 세상에 잘 적응한 동물이기도 합니다. 작은 몸집으로 좁은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특징은 맹금류 같은 포식자로부터 몸을 지켜내고요. 에너지 소비량이 적어 먹이가 부족한 계절에도 생존에 유리합니다. 애초에 뱁새는 황새를 따라가기는커녕, 좁은 보폭으로 명랑합니다. 휘청이는 봄을 보내고 있다면, 무언갈 해 보라는 이야기 대신 사라지길 권하고 싶습니다. 너무 많은 정보, 너무 많은 시선처럼 온라인에서의 잦은 접촉이 철저히 왜곡된 렌즈를 씌우고 있는 건지도 모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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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르댕 시크레Jardin secret(비밀 정원)’는 식물을 기르는 곳이 아니라, 일종의 영적인 상황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용어다. … 소소하고 개인적인 일들을 언제나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 인간의 경험과 상상력은 때때로 개인적인 의도와 행동, 보상의 문제라는 사실, 사회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경험을 나누는 건 개인적인 영역을 잘 간직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자르댕 시크레에 암시되어 있다.
아키코 부시, 존재하기 위해 사라지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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